오명(吳明)동아일보사장의 개회사와 백영철(白榮哲)한국정치학회장의 기조발제에 이어 진행된 주제 발표와 토론에서 참석자들은 대북(對北) 화해 포용정책이 남북간에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와 공동번영을 가져다 줄 유일한 길이라는 데에 의견을 같이 했다.
그러나 참석자들은 ‘햇볕론’이라는 용어에 대해서는 한결같이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대북 화해 포용정책이라고 하면 될 것을 굳이 ‘햇볕론’이라는 이름을 붙임으로써 혼선을 빚고 북한을 자극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서울대 하영선(河英善·국제정치학)교수는 “‘햇볕론’이란 궁극적으로 북한의 외투를 벗기겠다는 것이므로 그것이 곧 흡수통일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로켓발사에 대해서는 참석자들 사이에 견해가 갈렸다. 경희대 권만학(權萬學)교수는 94년 북한핵위기 때처럼 미사일문제에 과잉 개입해 과도한 해결비용을 부담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연세대 문정인(文正仁)교수는 북한의 로켓발사는 김정일(金正日)이 부르짖고 있는 ‘강성대국’의 한 상징으로 북한의 군사대국화 의지를 드러낸 것이므로 적극적인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석자들은 민간차원에서의 교류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의견을 같이했다. 고려대 박명림(朴明林)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의 안정과 대북 교류 협력의 지속이 국익에 더 부합되므로 북한의 개혁 개방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외국어대의 김정기(金政起·언론학)교수는 “70년대 이래 북방정책의 실패에는 보수언론의 역기능에도 책임이 없지 않다”고 지적하고 “최근 동아일보를 비롯한 일부 언론사의 북한 취재 보도는 우리 언론도 냉전논리의 보도행태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남북언론교류의 전망도 밝게 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재호기자〉leej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