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지역,「도용방지」위해 공중전화 국제통화 제한「말썽」

  • 입력 1998년 9월 25일 07시 39분


최근 동남아 출신 외국인 근로자에 의한 ‘국제전화 도용’ 사례가 잇따르자 한국통신이 일부 지역의 공중전화에 대해 국제통화 발신 제한조치를 취해 일반 시민이 엉뚱한 피해를 보고 있다.

24일 한국통신 경기 안산전화국에 따르면 최근 이 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공중전화로 국제전화를 걸면서 상대방이 전화를 받는 순간 특수 번호를 찍거나 전화기 후크를 두드리는 등의 수법으로 국제전화를 도용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는 것.

안산전화국은 이에 따라 12일부터 중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베트남 우즈베크 몽골 등으로 국제전화를 걸 수 있는 이 지역 공중전화 1천5백여대에 대해 국제전화 발신 제한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국제전화의 경우 사용 전화료의 30∼50%를 상대국가에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안산전화국은 그동안 수십억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밝혀졌다.

안산전화국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비싼 국제통화요금을 내지 않으려고 온갖 방법을 동원하는 바람에 1년에 한번씩은 이런 소동을 겪는다”며 “전화 도용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할 때까지 발신 제한조치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편 안산에 사는 이모씨(58)는 “사업상 공중전화로 중국에 수없이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이 안돼 애를 먹었다”며 “아무런 사전 안내도 없이 통신을 제한할 수 있느냐”고 항의했다.

〈수원〓박종희기자〉parkhek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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