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29일 “오후 9시 현재 일본 오키나와(沖繩) 북서쪽 3백10㎞ 해상에서 북상중인 제9호 태풍 ‘예니’가 30일 오후 제주도에 도착한 뒤 10월1일에는 호남지방에 상륙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를 기해 제주도 및 제주도 남쪽 해상에 태풍주의보,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북도에 호우경보, 충청과 강원 중남부지방에 호우주의보를 각각 발령했다. 서해와 남해, 동해 남부 해상에는 폭풍주의보가 내려졌다.
29일 태풍의 영향으로 최고 4백㎜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제주지방의 경우 저지대 주택 일부가 침수되고 빗길 교통사고가 잇따라 전국체전에 참가한 선수가 숨지는 등 비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오전 5시20분경 전국체전에 참가하기 위해 제주에 온 대전 동대전고 사이클 선수 등 7명을 태운 소형버스가 북제주군 애월읍 납읍관광목장 입구에서 빗길에 미끄러지며 전복돼 1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했다.오후 7시20분경에는 북제주군 한림읍 비양도 북서쪽 해상에서 전남 여수선적 49t급 저인망어선 1003광성호(선장 김진섭)가 파도에 휩쓸려 침몰하는 바람에 선원 최석렬씨(39)가 실종됐다. 제주시 삼양동 수원지 부근과 서사라 농협도지회 북쪽 등 저지대 주택 10여채도 침수됐다.
태풍 ‘예니’는 중심 부근의 풍속이 초속 33m이고 반경이 4백60㎞인 중급 태풍이지만 북상하면서 점차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기상청은 이 태풍이 10월2일 서해안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고 있지만 중부지방까지 북상할 가능성도 있어 추석 귀성객 및 성묘객들에게 큰 피해가 우려된다.
태풍의 영향으로 이날 제주도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렸는데 오후 11시 현재 지역별 강수량은 한라산 성악판이 4백15㎜로 최고를 기록했으며 서귀포 2백47.8㎜를 비롯해 △제주 2백30.8 △무안 1백98.4 △산청 1백22.5 △목포 85.9 △부안 78.5 △금산 59 △문경 53.5㎜ 등이었다.
기상청은 “태풍이 북상함에 따라 30일까지 제주도에 최고 2백㎜를 비롯해 남부 60∼1백50㎜, 중부 20∼1백㎜의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성철기자·제주〓임재영기자〉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