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발견된 자료는 세종32년 병조정랑(兵曹正郎) 김수온(金守溫)이 지은 ‘사리영응기(舍利靈應記)’로 세종31년 왕명에 따라 인왕산에 불당을 건립할 때의 전말을 기록한 책.
이 책에는 “12월6일 불당 낙성식을 하면서 그날 연주될 음악을 세종대왕이 직접 지었다”는 내용과 세종 친제(親制)범패 7곡의 이름 및 가사가 실려있다.
가사가 수록된 친제범패 7곡은 앙홍자지곡(仰鴻慈之曲) 발대원지곡(發大願之曲) 융선도지곡(隆善道之曲) 묘인연지곡(妙因緣之曲) 포법운지곡(布法雲之曲) 연감로지곡(演甘露之曲) 의정혜지곡(依定慧之曲) 등이다.
이 책은 박범훈교수(중앙대음대·국립국악관현악단 상임지휘자)가 예술철학 박사학위 논문 작성을 위해 자료를 수집하던 중 발견했다.
박교수는 “30년대 ‘불교’잡지에 퇴경 권상로(退耕 權相老)스님이 일부 소개한 ‘사리영응기’의 내용을 추적하다 동국대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하게 됐다”고 밝히며 “세종이 고려의 향악과 불교음악을 재정비해 한국적 불교음악을 창제했음을 나타내는 귀중한 자료”라고 말했다.
세종대왕은 정간보(井間譜·소리의 길이를 나타낸 옛 악보)창안, 편경 편종 등 악기제작, 민악(民樂)작곡 등을 통해 국악 발전에 크게 공헌한 군주로 평가받고 있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