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개인용 음주감지기 등장에 고심

  • 입력 1998년 10월 9일 19시 35분


경찰이 지방의 한 벤처기업이 개발한 개인휴대용 음주감지기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

대전의 방위산업체 세주실업㈜은 최근 휴대용 음주감지기를 개발, 9일 시연회에서 공개했다.

이 감지기는 무선호출기 크기로 혈중알코올농도에 따라 표시등이 5단계로 작동하도록 돼 있다.

혈중알코올농도가 경찰 단속기준인 0.05%일 때에는 녹색등,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0.10%일 때에는 주황색, 구속에 해당할 때는 적색등이 켜진다.

세주실업은 이 감지기는 첨단센서와 초정밀 반도체 기술이 결합한 제품으로 경찰이 현재 보유한 음주측정기와 성능이 거의 같다고 밝혔다.

경찰은 시중판매가격 3만2천원에 불과한 이 제품이 시판되면 음주운전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있다. 개인은 물론 식당 술집 등에서 자체 측정용으로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제품개발과 시판을 막을 만한 법적근거도 없어 경찰은 고민이다.

반면 제품을 개발한 회사측은 순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세주실업 이원배사장(37)은 “자가측정결과 단속기준을 넘어서면 아예 운전을 포기하는 새로운 음주문화가 조성될 것”이라며 “얼마전 경찰의 단속기준에도 못미치는 음주운전자가 단속의경을 차에 매달고 도주하다 의경을 숨지게 한 사건같은 비극적인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주측은 12일부터 이 제품에 대한 시판에 나서기로 했다.

〈대전〓이기진기자〉doyoce1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