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주창하고 있는 ‘제3의 길’의 이론적 기반을 제공한 인물로 독일의 위르벤 하버마스와 함께 유럽 사회학계에서 쌍벽을 이루고 있다.
1938년 런던에서 출생한 그는 영국 북부의 헐대학에서 사회학과 심리학을 전공하고 LSE에서 사회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70년 케임브리지대에서 사회학 강의를 맡으면서 교수생활을 시작, 76년 이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지난해 1월 LSE의 학장으로 취임했다. 기든스교수는 이름난 저술가 겸 출판업자다.
1985년 폴리티라는 출판사를 공동설립한 뒤 매년 80여권의 학술서적을 출판하고 있으며 그동안 저술한 사회학 관련 서적만도 30여권에 이르고 있다.
초기에 그는 주로 사회이론과 사회사상 연구에 치중했다. 그러나 80년대 들어 ‘역사유물론의 현대적 비판’ ‘민족국가와 폭력’ ‘좌파와 우파를 넘어’ 등 세작품을 잇따라 내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들 책에서 그는 마르크스주의를 중심으로 한 사회주의와 급진적 사회이론을 비판하면서 대안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는 또 자본주의 비판, 모더니즘, 논쟁, 구조화 이론 등에서도 학문적으로 독보적 영역을 인정받고 있다,
기든스교수의 저서는 그의 지적 경륜이나 사고방식 만큼이나 다양한 관심사와 방대한 내용으로 유명하다. 때문에 그의 학문세계는 난해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지만 사회변화에 대한 열정과 인간에 대한 신뢰라는 기본이념에 대해서는 일관된 맥락을 유지하고 있다.
그가 궁극적으로 주장하는 ‘유토피아적 현실주의’는 빈곤과의 전쟁, 환경보호, 전제권력에 대한 저항 그리고 강제성과 폭력없는 삶을 지향하고 있다.
그는 또 다른 좌파 계열 학자들과 달리 현실정치와는 담을 쌓고 살았던 인물. 그런 기든스교수가 뒤늦게 블레어총리의 취임후 정치고문을 맡은 것을 두고 정치사회변혁기에 자신의 신념과 이론을 펼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라는 후문도 있다.
〈정성희기자〉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