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불임 「정자형성 장애」늘어난다…기혼자의 5∼10%

  • 입력 1998년 10월 20일 18시 52분


환경호르몬과 공해물질 등으로 남성의 정자수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남성불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불임의 원인이 여성 못지 않은 비율로 남성에게도 있음이 밝혀지면서 과거 여성 혼자 져야 했던 ‘불임의 멍에’도 상당히 벗겨졌다.

부부불임의 원인은 △정자의 양적 질적 결함으로 인한 남성불임 40% △난소 자궁 등 여성측에 문제가 있는 여성불임 40% △부부 모두의 복합적 원인 20%로 밝혀지고 있다.

▼불임이란?〓임신가능한 연령의 부부가 1년 이상 피임을 하지 않고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가졌음에도 아기를 낳지 못하는 상태. 우리나라 전체 부부의 15%가 불임을 경험하고 있다. 남성불임 환자는 기혼 남성의 5∼10%로 집계되고 있다.

▼남성 불임의 원인〓정자가 만들어지고 수송돼 사정(射精)행위에 의해 난자와 수정하는 과정에서 한 가지라도 문제가 생기면 남성불임이 초래된다.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는 △정자형성장애 △정자수송장애 △정액성분이상 △사정장애 등. 이 중 60∼70%를 차지하는 정자형성장애에는 정자가 아예 만들어지지 않는 무정자증, 정자수가 적게 만들어지는 감(減)정자증, 정자의 활동성이 약한 약정자증 등이 있다. 정자를 만드는 고환에 선천적 장애가 있거나 매독 결핵 등 다른 병 때문에 염증이 생길 경우, 성염색체에 선천적 이상이 있을 경우, 고환의 정맥이 확장되고 길어져 꾸불꾸불한 덩어리로 만져지는 정계정맥류로 고환의 온도가 올라갈 경우 등에 정자가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

한편 남성 불임의 5∼10%를 차지하는 정자수송장애는 정자가 만들어져 지나가는 길인 고환 부고환 정관 사정관 등에 이상이 생겨 막힐 때 발생한다. 또 정액성분이상은 정액을 만드는 전립선 등에 염증이 생겨 일어난다.

▼진단법 △정액검사〓컴퓨터를 이용해 정자의 수 운동성 형태 등을 조사하는 기초 검사. 검사 전 이틀 이상 금욕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정상 정액검사치’는 정액량 1.5∼5.0㎖, 정자수 1㎖당 2천만마리 이상, 운동성 40%이상, 정상형 정자 50% 이상.

△호르몬 검사〓혈액검사로 호르몬을 측정. 성선(性腺)기능부전증에 관계하는 성선자극호르몬(FSH)의 농도가 높고 고환의 용적이 10㎖ 이하이면 정자형성장애를 의심해 정밀진단.

△소변검사〓소변에 백혈구가 많으면 전립선 등에 감염이 있는 경우.

▼치료법 △전신요법〓격무에 시달리는 환자는 휴식을 취하면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 중독성 물질을 취급하거나 전기용접 요리 등 더운 환경에서 일하는 것도 좋지 않다. 몸에 꼭 끼어 음낭의 온도를 높이는 내의도 피한다.

△약물요법〓뇌하수체에서 나오는 성선자극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아 정자가 만들어지지 않을 경우 호르몬제제를 투여하면 효과가 있다. 그러나 다른 경우엔 치료효과가 높지 않다.

△수술요법〓정자가 지나가는 길이 막힐 경우 외과적 수술을 시행한다. 부고환에 염증이 생겨 막힐 경우 막힌 곳을 우회해 정관과 부고환관을 이어주는 ‘부고환 정관 문합술’, 정계정맥류를 치료하는 ‘정계정맥류 결찰술’ 등이 있다.

〈윤정국기자〉jkyoon@donga.com

도움말〓서울대병원 비뇨기과 백재승 교수 02―760―2422, 서울 마리아불임클리닉 임진호 원장 02―561―6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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