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20,30대 젊은층도 걸린다

  • 입력 1998년 10월 27일 19시 28분


결혼을 2개월 앞둔 강모양(28)은 최근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다가 ‘유방암 1기’라는 충격적 진단을 받았다. 이 사실을 안 남자측에서 헤어질 것을 요구해 결국 갈라서고 말았다. 주부 김모씨(35)는 첫아이를 낳고 난 뒤 유방에 덩어리가 만져졌으나 과거에도 가끔 그런 일이 있어서 무심코 지냈다. 최근 통증이 심해 병원을 찾은 결과 암이 5㎝나 자라 ‘유방암 3기’ 진단을 받고 치료 중.

40대 이후에나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던 유방암이 최근 20·30대 젊은 여성들에게 많이 발병하고 있다.

한국유방암연구회(회장 최국진 서울대의대 일반외과교수)가 최근 전국 32개 대학병원과 34개 일반 종합병원을 조사한 결과 96년 한 해 유방암 환자는 3천8백1명이었으며 이 중 20, 30대의 비율은 25.1%였다. 이는 미국의 22%에 비해 많은 것. 특히 서울 강남에 있는 병원들에서는 20, 30대 환자가 전체 환자의 30%를 넘어서고 있다.

이는 젊은 여성들이 이전세대와 달리 어린 시절부터 고칼로리식을 먹어 영양상태가 좋아 초경이 빠르고 폐경이 늦어져 여성호르몬에 노출되는 기간이 늘어났기 때문. 과다한 여성호르몬은 유방암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의들은 “유방암을 40대 이후에나 발병하는 ‘중년의 병’으로만 알고 있다가는 큰 코 다친다”면서 “발병 10∼20년 전에 암의 싹이 트기 때문에 20대는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자가진단, 3년에 한 번은 전문의 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30∼34세는 전문의 진단을 2년마다, 35세 이후는 매년 받아야 한다. 유방암은 일찍 발견해 적절한 수술을 받으면 90% 이상 완치되므로 ‘조기진단이 2차 예방’이라는 것.

▼자가진단〓매월 생리가 끝나고 2, 3일 뒤(생리가 없는 여성은 매월 초하루나 말일)반대쪽 손으로 동심원을 그리며 유방을 눌러 분비물이 나오거나 혹이 만져지는지 살펴본다. △유두에 피나 맑은 분비물이 나올 경우 △유두가 안으로 빨려 들어갈 경우(선천적인 경우는 제외) △유두주위 조직이 습진처럼 헐 경우 △유방피부가 두꺼워지거나 빨갛게 헐 경우 등엔 유방암일 가능성이 높다.

▼병원에서의 진단〓보통 유방X선(맘모그램)검사로 진단. 정밀검사가 필요할 경우 자동총조직검사로 확진한다.(도움말〓서울 오세민 유방암클리닉 원장 02―578―0051,2)

〈윤정국기자〉jkyo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