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마당]늦가을밤 아리아의 향연 「오페라 페스티벌」

  • 입력 1998년 11월 3일 19시 09분


《경쟁은 아름답다. 땀 한방울을 더 흘려 성숙한 열매를 맺기 위한 경쟁이라면. 명작오페라 3편을 번갈아 무대에 올리는 ‘오페라 페스티벌’개막이 5일로 다가왔다. 국내 처음 ‘레퍼토리 시스템’을 도입, 비제‘카르멘’ 푸치니‘라보엠’ 베르디‘리골레토’를 29일까지 총15회 공연한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오페라 페스티벌’을 더 잘 보기 위한 정보 몇가지.

▼레퍼토리 시스템이란〓유럽 미국 등의 오페라하우스처럼 여러 작품을 일정표에 따라 매일 번갈아가며 공연하는 공연제작 시스템. 매일 무대장치를 바꿔야 하는 등 인력과 제작비가 많이 투여되는 반면 경쟁에 의해 수준을 높이고 축제 성격을 조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연출〓‘카르멘’은 ‘한씨 연대기’등을 연출한 연극연출가 김석만, ‘라보엠’은 밀라노 에우로페오 연극학교를 수석졸업한 새별 이소영,‘리골레토’는 서울오페라 앙상블 예술감독인 장수동이 맡았다.

“배경을 현대의 공간으로 옮겨 자연성과 도시성,조직과 자유 등 네 인물의 개성을 극명하게 대비시킵니다. 우리말로 노래한다는 점도 큰 특징이죠.”(김석만) “젊음과 희망이라는 두 요소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갈 생각입니다. 1막과 2막을 끊지 않고 이어 스펙터클한 요소를 강조하죠.”(이소영) “리골레토는 밤장면만 이어지는 ‘저주의 노래’죠.1막의 광대극 및 몬테로네 백작 딸의 유령장면 등 원작에 없는 시도를 통해 시공간의 자유로움을 보이겠습니다.”(장수동)

▼지휘자 반주악단〓‘카르멘’은 89년이래 부천 필하모니 교향악단을 국내 정상급으로 조련해낸 임헌정이 지휘봉을 잡는다. 뚜렷한 음악의 골격을 조립해내면서 핵심에 곧바로 다가가는 그의 솜씨를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분신’인 부천필과 함께 등장한다는 점도 믿음이 가는 요소.

‘라보엠’은 최근 국립오페라단 김자경오페라단 등의 공연을 지휘, 무대분야에서 가장 활발하게 뛰어온 평택시향 상임지휘자 김정수가 이끈다. 극의 흐름을 잘 짚어내 편하게 음악에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평.

‘리골레토’는 지휘계의 ‘젊은 목소리’인 정치용 한국예술종합학교 지휘과교수가 지휘대에 등장한다. 화려한 외양보다 꿋꿋하고 선굵은 음악을 만들어내온 그는 작년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지휘를 맡을 만큼 무대음악에 다방면의 지식을 가지고 있다. ‘라보엠’‘리골레토’ 두 작품은 특별편성된 축제 교향악단이 반주를 맡는다.

▼출연진〓국내 대형무대로는 최초로 공개 오디션을 통해 역량있는 신인을 대거 발굴했다. 전기홍(리골레토) 김수연(‘리골레토’중 질다) 이은주(카르멘) 이지연(‘라보엠’중 미미)등 유수의 국제콩쿠르에 상위입상하거나 대형 오페라무대에 출연해온 신예가 여럿. ‘카르멘’중 돈호세역을 맡은 김재형은 오페라 페스티벌 발탁후 뮌헨 국제콩쿠르에 나가 2위로 입상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티켓〓7천원부터 6만원까지 다양하다. 화요일 공연은 50%이상 할인된 가격을 적용. 세 공연 입장권을 모두 구입할 경우 20% 할인. 02―761―0300, 02―580―1880(예술의전당)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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