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남편(한나라당 박성범의원)과 두살박이 딸 혜리, 단촐한 살림이지만 김장은 25포기 정도로 넉넉하게 준비했다.
▼배추가 중요하다〓배추와 무를 잘 골라야 김치가 맛있다. 친정어머니는 늘 속 잎을 먹어봐서 고소하고 단맛이 나는 배추가 좋다고 일러주셨다. 배추는 중간정도 크기로 들어봐서 묵직하고 속이 꽉 찬 것을 선택. 무는 두 손으로 쥐고 씻기 알맞은 크기가 무난. 무청이 그대로 달려있고 모양이 반듯하고 흰 빛이 나는 무를 고른다.
남편을 도와 지역 일보랴 아이돌보랴 대학에 나가 특강하랴 하루가 짧은 그이지만 부엌일을 나몰라라 하진 않는다. 1년에 제사만 열두 차례였던 종손집의 맏딸답게 손이 빠르고 솜씨가 있는 편.
“우리 어렸을 때는 딸들한테 집 안 일을 많이 시켰어요. 김치를 처음 담가본 것도 중2 때였는데 엄마가 직장에 다니셔서 여동생이랑 할머니를 도와 김장을 했죠. 그때만 해도 1백 포기가 보통이어서 추운 날 마당 수도가에서 끝도 없이 배추를 씻던 기억이 납니다.” 덕분에 김장이든 살림이든 일이 어렵다거나 무섭지는 않다고. 얼마전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는 요리법을 모아 ‘신은경의 신나는 요리’도 출간.
▼우리집 맛내기 비결〓배추 사이사이에 큼직하게 썬 무를 많이 넣는다. 동치미도 항아리의 8할은 무로 채운다. 무를 많이 넣으면 국물이 시원하고 칼칼하다. 또 설 이전에 먹는 김치는 멸치젓 갈치젓 생갈치를 넣고 늦게까지 먹을 김치는 멸치젓 대신 소금간만 한 뒤 새우젓을 넣고 버무린다.
좋은 새우젓은 새우가 껍질이 얇고 순백색이며 꼬리는 붉어야 한다. 새우젓의 국물도 적당해야 한다. 멸치젓은 비늘이 없고 흐물거릴 정도로 잘 삭은 것이 좋다.
▼김치로 만드는 별미〓이북이 고향인 남편이 가르쳐준 김치밥말이. 배추김치국물에 동치미국물을 2대1 비율로 섞은 다음 여기에 찬 밥을 말고 참기름 깨소금을 뿌린다. 장조림고기나 삶은 달걀을 얹으면 근사한 일품요리 완성.
〈고미석기자〉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