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인들은 한달전부터 ‘동아갤러리 존속을 위한 연대서명’을 벌여 8백50여명의 서명을 받아냈으나 동아건설측은 관장직을 공석에 두고 정리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93년 개관한 동아갤러리는 당시 최원석 동아그룹회장의 부인이었던 배인순씨가 97년초까지 관장으로 있었던 화랑. 동아갤러리는 그동안 젊은 작가의 발굴에 주력하면서 작가 지원이나 양성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 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동아갤러리의 98년 예산은 금융비용까지 합쳐 5억여원 정도. 2조8천억원을 웃도는 모기업의 매출액과는 비교가 안된다. 그러나 동아건설측은 “회사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대상으로 지정되고 초감량경영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그만한 돈도 당장 아쉽다”는 입장.
이번 서명을 주도한 작가 황세준씨는 “모기업의 딱한 사정은 알지만 폐관이라는 극약처방은 경제논리로 문화를 재단하는 기업의 근시안을 드러낸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허 엽기자〉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