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합병은행으로 출범하는 한빛(상업 한일) 국민(국민 장기신용) 하나(하나 보람)은행이 어떤 운용 방침을 정하느냐에 따라 약 16조원에 이르는 실적배당 신탁상품 고객의 희비가 엇갈리게 된다.
▼통합운용시 문제점〓예컨대 A은행(펀드 10억원)과 B은행(펀드 20억원)의 신종적립신탁 배당률은 각각 연 12%, 연 10%였다고 하자. 두 은행이 합병하고 신종적립신탁을 별개의 펀드로 운용하지 않고 통합한다면 30억원어치 펀드의 평균배당률은 연 10.66%로 떨어진다.
B은행 고객은 배당률 상승으로 이익을 누리겠지만 반대로 A은행 고객은 배당률 하락으로 피해를 보게 된다.
실제로 국민은행 신종적립신탁의 17일 배당률은 연 11.20%인 반면 합병 파트너인 장기신용은행 배당률은 연 8.36%에 그쳐 두 상품간 배당률 차이는 2.84%포인트에 이른다.
합병대상 6개 은행은 합병후 이들 신탁상품을 통합하지 않을 경우 자산운용 및 고객관리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통합운용 방안이 현실적이라고 말한다.
문제는 통합 후 배당률이 통합하기 전 배당률보다 떨어질 경우 손해를 보는 고객들의 반발.
하나은행 관계자는 “통합운용할 경우 은행은 당초 고객과의 계약(만기까지 별도 운용)을 어기는 셈”이라며 “고객과의 분쟁소지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은행 및 당국입장〓한빛은행과 하나은행은 합동운용상품의 배당률 편차가 크지 않아 통합하더라도 별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지만 국민은행은 합병 후에도 별도 운용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합병은행들은 현재 은행감독원에 합동운용상품의 통합여부에 대해 질의를 보냈지만 은감원은 한달이 넘도록 아무런 회신을 하지 않고 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