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주제 사라마구 「수도원의 비망록」

  • 입력 1998년 12월 21일 19시 24분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두 남녀의 사랑을 그린 연애소설이자, 18세기 포르투갈 절대권력의 타락과 부패를 질타하는 풍자소설. 그리고 어둡고 힘든 현실을 탈출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을 담은 환상소설이기도 하다.

‘수도원의 비망록’(문학세계사)은 83년 발표돼 사라마구에게 처음 국제적 명성을 안겨준 작품. 소설은 포르투갈 최대의 공사(工事)였던 마프라 수도원의 건설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전쟁에서 왼손목이 잘려 갈고리를 사용하는 퇴역군인 발따자르.

그리고 중죄인의 딸 블리문다. 이 두 사람이 신부 바르똘로메우를 만나 하늘을 나는 꿈을 키워간다는 줄거리는 고통받는 피지배계급의 강렬한 자유에의 열망을 나타낸다. 그것은 또한 ‘임의적(任意的) 감옥’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대다수 현대인들의, 어쩌면 불가능할 수밖에 없는 꿈과 희망에의 도전을 상징하고 있다. 신현철 외 옮김. 문학세계사 펴냄. 전2권. 각 7,800원.

<이기우기자>key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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