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소월의 사망 54주기인 24일을 앞두고 문학사료 수집가 김종욱씨(61)는 자신이 소장중인 소월의 육필원고를 쓰다듬으며 이렇게 말했다.
김씨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소월시의 육필원고를 소장하고 있는 사람. 특히 소월 관련 자료 수집에 있어선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가 현재 소장하고 있는 소월 육필원고는 ‘인종’ ‘봄과 봄밤과 봄비’ 등 37편. 모두 액자로 만들어 소중하게 보관해오고 있다.
김씨가 이 육필원고를 발굴한 것은 월간 ‘문학사상’ 자료실에 근무하던 77년11월. 김소월 김억 등의 작품을 찾아다니던 김씨는 서울 중구 을지로4가 파지공장 쓰레기더미 속에서 소월의 원고뭉치를 발견했다. 행을 나누어 쓰고 지우고를 반복한 펜글씨가 눈에 확 들어왔던 것이다. 1934년12월24일 시인 김소월이 불과 32살의 나이로 요절한 뒤 40여년이 지나서 였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