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철을 맞아 일선 고교의 진학지도 교사들이 복잡하고 다양해진 입시제도를 따라잡지 못해 비상이 걸렸다.
특기자전형 고교장추천제 특별전형 등 학생선발 방법이 매우 다양해진데다 올해는 표준점수제까지 도입돼 전형방법이 더욱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대학별로 학생부 논술 등 전형요소의 반영비율은 물론 원서 기재방법까지 제각각이어서 교사들은 대학별 입시요강을 모두 숙지하지 않으면 진학지도는 커녕 원서작성조차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
특히 올해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쉽게 출제돼 진학지도 교사들은 더욱 애를 먹고 있다.
중상위권 학생의 경우 수능점수 차이가 거의 없을 정도로 수능의 변별력이 낮아져 수능성적만으로 진학지도를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표준점수를 적용하면 중상위권이상 수험생들의 점수폭이 더욱 좁아지고 원점수의 순위가 2백∼3백등씩 바뀌는 경우도 많다.
일부 대학은 다양한 방식의 표준점수 적용방법을 입시요강에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어 혼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진학지도 교사들은 달라진 입시제도에 대해 연구해야 할 필요를 느끼면서도 촉박한 일정 때문에 엄두를 낼 수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진학지도 교사보다 오히려 수험생이 전형방법에 더 밝아 교사들은 학생들의 요구에 따라 그대로 원서를 써주는 새로운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여의도여고 3학년부장 강윤원(姜允元)교사는 “학생은 자신이 지원하려는 몇몇 대학의 전형방법만 알면 되지만 교사는 1백86개나 되는 모든 대학의 전형방법을 알아야 하는데 물리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수능의 변별력이 낮아지면서 상위권 대학 입시에서는 논술과 면접의 비중이 커지게 된 것도 진학상담을 어렵게 하고 있다.
교사들은 수능성적이 발표되자마자 곧바로 특차모집 원서를 작성해야 하고 특차가 끝나면 쫓기듯이 정시모집 원서를 작성해야 하는 빡빡한 대입 전형일정도 지학지도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용산고 배규섭(裵圭燮)교사는 “교육부가 다양한 입시전형을 강조하는 바람에 올해는 입시전형방법을 2학기 중반에야 확정한 대학이 많았다”며 “촉박한 전형일정 때문에 제대로 진학상담을 할 시간조차 없다”고 말했다.
〈홍성철·박정훈기자〉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