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시 소설 평론은 물론이고 파인에 대한 연구논문 단평, 파인의 가족 관련 자료, 조선총독부에 남아있던 파인에 관한 기록, 각종 관련 사진 등 7백10편에 달하는 방대한 자료가 수록되어 있다. 그야말로 파인 연구에 있어 독보적인 자료집인 셈이다.
이 전집은 파인의 3남 김영식씨가 6년간에 걸친 노력 끝에 완성한 것이다. 1901년 함북 경성에서 태어나 1924년 양주동의 추천을 통해 문단에 데뷔, 이후 ‘국경의 밤’과 같은 항일저항시를 발표해 억눌린 민족의 한을 시로 노래했던 파인.
50년 북한으로 납치될 때까지 시 소설 희곡 평론 등 모든 장르를 넘나들며 6백편 가까운 작품을 남겼던 파인의 문학적 편력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제1권 총람편의 작품연보. 이 연보엔 김동환의 ‘친일(親日)’ 글들이 별도의 항목으로 마련돼있다. 일제 말기 그의 친일이라는 부끄러운 부분까지도 담아냄으로써 파인의 인생과 문학, 그 빛과 그림자를 숨김없이 드러낸, 값진 자료집이라 할 수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아들 김씨는 이 전집에서 “아버지가 범한 친일의 죄과를 용서해 주실 것을 빌면서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밝히고 있다.
아버지의 사죄에 이어 그 아들도 국민에게 사죄하고 있으니 이 전집은 파인문학을 제대로 감상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