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 7대이슈]조계사 폭력사태

  • 입력 1998년 12월 30일 20시 02분


대한불교 조계종단의 종권(宗權)을 둘러싼 ‘권승(權僧)’들의 폭력분규가 4년만에 재연돼 불교 신자는 물론 국민의 가슴에 상처를 남겼다.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를 하루앞둔 11월11일 송월주(宋月珠) 당시 총무원장의 선거 출마에 반대하는 승려들이 ‘정화개혁회의’라는 단체를 결성하고 이중 2백50여명이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구내 총무원 건물을 강제 점거했다.

이때부터 종단은 정화회의 대(對) 송원장 지지 세력을 비롯한 현행 종헌종법 수호파간의 지루한 분규로 빠져들었다.

분규의 1차적 원인이었던 송원장의 3선 출마 문제는 11월19일 그가 후보직을 사퇴함에 따라 해결됐다.

하지만 정화회의측은 ‘총무원장 선거제도를 바꾸는 등 종단을 개혁해야 한다’는 월하(月下)종정의 교시를 내세워 총무원 건물 철수를 거부했다.

이에 맞서 종헌수호파는 11월30일 총무원 건물 탈환을 시도, 도심에서 밤늦도록 화염병과 돌멩이가 날고 수십명이 부상하는 폭력분규가 되풀이됐다.

법원이 정화회의에 대해 퇴거 명령을 내렸지만 정화회의측은 계속 철수를 거부하며 버텼다. 경찰은 점거 43일째인 23일 새벽 6천여명의 경찰력을 조계사에 전격 투입해 격렬히 저항하던 정화회의측 승려 63명과 신도 등 88명을 강제 해산했다.

〈이기홍기자〉sechep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