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東亞 신춘문예/시조 당선작]김강호/명경대

  • 입력 1998년 12월 31일 18시 23분


명경대-단원 그림을 보고

김강호

태초의 고요를 붓끝에 적신 걸까

신들린 듯 휘두른

황천강 변 금강절경

섬약한 질감 속에서 맥박 소리 들려온다

아프도록 푸른 빛 한줄기 뽑아내어

운림소림수법(雲林疏林樹法) 위에

힘있게 세운 솔잎

이 시대 어둠 깊은 곳 송곳으로 파고든다

죽창보다 날 선 침묵 어리는 연못 앞에

내 감히 설 수 없어

돌아서는 명경대여

단원의 맑은 숨결이 벽공을 울려 간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