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 당선 정갑숙씨] 모든이들 감동받는 글 쓸터

  • 입력 1999년 1월 2일 18시 49분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어느날 저녁, 당선의 소식을 전해받고 기쁨의 전율에 싸였다. 한동안 정지된 시간, 마비된 감각, 너무 큰 기쁨이 예고도 없이 밀려오니, 그 기쁨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었다.

그동안 동시를 위해 애쓴 무수한 순간들이 떠올랐다. 길을 가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잠을 자다가도 한 줄의 동시를 위해 몸부림치던 나, 그래서 먹어도 먹어도 채워지지 않던 허기, 나는 날마다 비틀거렸다.

당선소식을 전해받은 후, 그렇게 허기지던 순간들이 먹지 않아도 한동안 배가 고프지 않았다. 그러나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나는 다시 깨달았다. 이 기쁨, 이 영광은 나의 몫이 아니라 나를 사랑하는 모든 이의 몫이라는 걸. 그리고 내 어깨에 내려앉는 가볍지 않은 책임감이 흥분된 나를 자중시켜 주었다.

앞으로 생떽쥐베리의 어린 왕자처럼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어도 감동을 주는 동화를 꿈꾸어 본다.

제 부족한 작품을 뽑아주신 심사위원님 감사합니다.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그동안 온갖 어려움 묵묵히 다 참아내고 아내를 지켜봐 주신 남편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저의 동시나무를 위해 애초에 밑거름을 듬뿍 뿌려주신 김재원 선생님 고맙습니다. 가족, 친지, 글나라 식구들, 편지가족, 해운대 복지회관 아이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63년 경남 하동 출생 △부산 신라대 국사교육과 졸업 △아동문예 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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