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치부는 역사학자 조각가 금속학자 등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지난해말 새 국새를 봉황 모양으로 하기로 결정하고 현재 제작 중이다. 이번 작업에 있어 가장 논란이 됐던 것은 국새 손잡이 부분을 무엇으로 장식할 것인지의 문제였다.현재 사용 중인 국새는 거북 모양.
그동안 거론됐던 것은 용 호랑이 봉황 태극기 무궁화 등. 한때 용이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으나 “사탄을 상징하는 용을 국새에 사용해선 안된다”는 일부 기독교인들의 반발에 부딪치기도 했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용을 우리 전통문화의 한 상징으로 이해하지 않고 기독교 교파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야말로 편협하고 반문화적 시각이라는 지적이었다.
이같은 우여곡절을 거쳐 결국 봉황으로 결정됐다. 봉황은 대통령 휘장에도 사용되고 있어 그 신성함이 돋보인다는 점이 높이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국새는 글씨가 새겨진 밑부분의 가로 세로가 각 7㎝이고 높이는 약 10㎝. 크기는 지금의 국새와 별 차이가 없지만 재질은 다르다. 지금의 것은 순은제이지만 새로 만들어지는 국새는 순금에 합금처리를 했다. 국왕의 옥새를 순금으로 만들었던 조선시대의 전통을 따르면서 동시에 강도를 높여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합금처리를 한 것이다. 제작비는 4천만원 정도.
대한민국의 국새가 처음 만들어진 것은 건국 다음해인 49년. ‘대한민국지새(大韓民國之璽)’를 한자로 새겨 만들었다. 63년 이 국새가 분실되면서 ‘대한민국’이란 글씨를 한글로 새겨 넣은 국새를 다시 만들어 지금까지 사용해오고 있다.
국새를 새로 만들자는 의견이 제기된 것은 지난해 신정부 출범 이후. 각종 훈포장, 외교사절 신임장 등 국가 공식 문서에 매년 1만6천여회씩 36년째 사용하다보니 국새가 많이 마모됐다는 이유에서였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