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경력 13년인 한 여성고객은 이날 서울 강동구에 있는 주택은행 지점에 전화를 걸어 ‘정말로’ 보증인없이 대출받을 수 있는지를 문의했다.
주택은행의 무보증 대출취급 기준 3등급(10년 이상 근속교사)에 해당하는 이 고객은 2천5백만원까지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태였지만 지점 직원의 대답은 전혀 달랐다.
“거래실적이 없어 무보증 대출은 힘들겠습니다. 저희 은행의 무보증대출한도 확대조치는 기존 거래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겁니다.”
월급 자동이체용 주택은행 통장이 있다는 항변에도 “온라인 통장은 별 실효가 없다”고 일축했다.
주택은행의 다른 지점도 마찬가지. 대출 가능여부를 문의하면 “대출 면책금액까지는 무보증으로 꿔줄 수 있지만 그 이상은 보증인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대답이다. 대출 관계자는 “고용불안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면책범위 이상의 돈을 무보증으로 꿔주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이다.
본점에서 내려보낸 무보증 대출한도는 △1등급 5천만원 △2등급 3천5백만원 △3등급 2천5백만원 △4등급 1천7백만원. 그렇지만 지점 담당자로선 이는 ‘취급하기 어려운 금액’이며 실제로는 취급자 면책금액인 7백만(4등급)∼3천만원(1등급)범위내에서 무보증 대출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4등급인 경우 결국 종전보다 무보증 대출한도가 2백만원 늘어난 셈.
이에 대해 주택은행 고위관계자는 “무보증 신용대출 거래를 본격 도입하기 위해 이번에 한도를 확대했으나 기존 관행과 크게 달라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면서 “직원들을 서둘러 교육시키고 거래상의 문제점을 고쳐서 이미 발표한대로 무보증 신용대출이 확대되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