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훑어본 99년 음악공연계 상차림. 일단 작년의 매서운 기근이 가신 듯 제법 풍성하다. 특히 성악부문은 나름대로 가짓수가 많다.
예술의 전당은 5월20일부터 6월8일까지 ‘봄 오페라 시즌’을 연다. 특히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르는 고 윤이상의 ‘심청’에 눈길이 간다. ‘심청’은 72년 독일 뮌헨에서 볼프강 자발리쉬의 지휘로 초연된 작품. 국내에서도 여러차례 공연이 시도됐으나 정치적 문제와 연주상 어려움 때문에 불발에 그쳐왔다.
봄 오페라 시즌에 선보이는 작품은 김자경오페라단이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리는 ‘라 트라비아타’와 세종오페라단이 토월극장 무대에 올리는 퍼셀의 ‘디도와 에네아스’ 등 5개. 이어 9월에는 괴테 서거 2백50주년을 기념한 베를리오즈의 ‘파우스트의 천벌’을 비롯, 세편의 오페라로 가을 오페라 시즌을 맞는다. 예술의 전당은 “배역별 오디션을 통해 가장 적절한 출연진을 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칸조네‘너와 함께 떠나리’로 유명한 안드레아 보첼리는 6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오페라 아리아와 칸조네 등으로 무대를 꾸밀 예정. 햄프슨은 11월, 독일 바이로이트 축제극장에서 자리를 굳힌 베이스바리톤 연광철은 12월에 각기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선다.
파바로티의 국내 오페라 출연은 서울오페라단(단장 김봉임)이 추진중이다. 10월에 ‘파바로티와 함께 춘희’라는 제목으로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를 공연한다는 계획. 그러나 공연계 일각에서는 ‘개런티 일정 등이 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파바로티의 국내 오페라 출연을 확신하기는 힘들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99년 기악분야 주요 공연일정
▽이블린 글레니(타악기)/2월10일
▽미샤 마이스키(첼로)/2월24일
▽미칼라 페트리(리코더)/3월23일
▽장영주(바이올린)/3월24일
▽잉글리시 체임버 오케스트라/4월
▽미하일 플레트뇨프(피아노)/5월말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5월말
▽장 피에르 랑팔(플루트)/10월
※이상 모두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서 개최예정.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