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MC 리포터 등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 내며 가요계에서 재주많기로 소문난 팔방미인이다. 개그맨 전유성의 부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그는 지난해 요리책 ‘행복한 식탁’을 출간하기도 했다.
그가 16,17일 서울 중구 정동문화예술회관에서 콘서트를 갖는다.
놀라운 것은 이 무대가 그의 첫 콘서트이자 데뷔이후 무려 24년만이라는 점이다.
“정말 처음이냐는 질문들이 많아요. 75년 ‘말해줘요’로 데뷔했으니까 20년이 넘었네요.”
데뷔앨범을 내자마자 콘서트를 갖는 신인들이 드물지 않은 게 요즘 가요계 풍토인데 왜 이렇게 늦었을까.
무엇보다 가수인생의 황금기나 다름없는 80년부터 11년간 미국에서 생활한 것이 ‘지각 콘서트’의 직접적인 이유다.
“2남2녀중 나를 빼고는 모두 대학원 출신이어서 학벌에 대한 콤플렉스가 심했던지 공부를 하고 싶었습니다. 또 고교를 졸업하자마자 부른 노래들이 잇따라 히트하는 바람에 너무 쉽게 인기를 얻었죠. 할 만큼 했다는 생각에 가요계에 큰 미련이 없었습니다.”
그는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로스엔젤레스 산타모니카 칼리지에서 인테리어디자인을 전공했지만 그 대가는 컸다.
“식품점은 물론 가구점 공장에서도 일했고 나중에는 좌판장사까지 했습니다. 이때 정말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 일인가를 느꼈고 ‘사람’이 됐지요.”
88년 서울올림픽 당시 통역관으로 자원봉사를 한 그는 90년에 귀국한 뒤 4장의 앨범을 내며 활동을 재개했다.
이번 무대에서는 ‘소녀와 가로등’ ‘하나 그리고 둘’ ‘여자나이 서른’ 등 히트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전유성은 물론 양희은 김세환 임창제 강산에 등 가수들과 개그맨 김형곤 박미선 이성미 등이 게스트로 출연한다. 02―752―1608.
〈김갑식기자〉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