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화단의 전설이자 신화로 자리잡은 그의 작품전이 열린다.
갤러리 현대(서울 종로구 사간동)의 ‘이중섭 특별전’.문화관광부가 이중섭 화백을 1월의 문화인물로 선정함에 따라 마련한 전시로 86년 호암갤러리가 30주기를 맞아 연 회고전 이후 13년만이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50여점. 대부분 이중섭이 월남한 50년 12월 이후 사망한 56년9월까지 작품들이다.
홍익대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흰 소’, 황금빛 이상향을 그린 ‘도원’, 꽃으로 장식한 금빛소를 타고 낙원으로 떠나는 ‘길 떠나는 가족’, 남과 북을 상징하는 듯한 두마리 학의 안타까운 만남을 그린 ‘부부’ 등 유화 30여점과 결혼전 일본인 연인에게 보냈던 그림 엽서, ‘물고기와 노는 아이들’ 등 은지화 10여점을 선보인다.
이 가운데 보존 상태가 좋지 않은 ‘흰 소’는 45도로 비스듬히 세워 전시할 수 밖에 없어 안타까움을 더한다. 은지화는 담배를 쌌던 은박지에 그린 그림으로 엽서 절반의 크기.
전시작 중에는 특히 이중섭 생전에 한번밖에 전시하지 않았던 작품 ‘싸우는 소’ ‘환희’도 있으며 이중섭이 직접 그린 연필 소묘화 ‘자화상’도 처음 공개된다.
이중섭은 생전에 3백여점의 작품을 남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갤러리 현대측은 이번 전시를 준비하기 위해 개인 소장가들을 일일히 수소문하는데 엄청난 공을 들였다고 한다.
특히 전시를 준비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이중섭의 작품을 팔겠다”는 제의가 많았지만 대부분 진위를 가늠하기 어려워 고사하고 있다고.
전시는 21일∼2월21일(전시기간중 무휴). 02―734―8215
〈허 엽기자〉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