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부터 6일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시에서 열린 제9회 ‘마이애미 아트페어’에서도 한국 화랑들의 약진을 엿볼 수 있었다. 18개국 1백여 화랑이 참가한 ‘마이애미 아트페어’는 주최측인 리안 레스터가 밝히는 아트페어 시장규모만해도 무려 7천5백만∼1억달러.
한국은 박영덕 화랑과 갤러리 사비나, 갤러리 지현이 참가했다. 해외진출의 대표 주자로 손꼽히는 박영덕 화랑은 작년에도 마이애미 시카고 바젤 샌프란시스코 등 각국의 해외아트페어에 진출, 40만달러어치를 판매한 바 있다.
박영덕 화랑은 올해 마이애미 아트페어에서 백남준씨의 비디오아트 작품 ‘케이지 케이지’를 비롯해 전광영 도윤희 함섭 김창영 박수룡 등 국내 작가의 작품을 선보여 5만3천달러의 판매고를 올렸다.
특히 전광영의 한지 작품,김창영의 모래 그림, 함섭의 닥종이 작품 등은 특이한 소재로 현지의 큰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마이애미에서 6점이나 팔려 화제가 된 도윤희씨의 작품도 세 점이 팔렸으며 황영성 박수룡씨의 회화도 눈길을 끌었다.
참여 작가에 대한 현지의 관심이 새롭게 인 것도 커다란 수확. 도윤희씨는 시카고 파스벤더 화랑에서 2000년말 초대전을 열기로 했고 캐나다의 부스렌 모왓 화랑도 황영성 전광영 도윤희 김창영씨의 초대전에 관심을 보였다.
갤러리 지현와 사비나는 아트 페어에 처음 참가했다. 갤러리 지현이 출품한 전준엽과 김성희씨의 작품은 세 점이 나갔으며 김일해씨의 경우는 마이애미 갤러리에서 초대전을 제의해왔다.
갤러리 사비나가 전시한 김재홍씨의 작품도 큰 관심을 모았으며 정복수 이희중 이일호씨의 작품도 1,2점씩 팔렸다.
이번 마이애미 아트페어에서 가장 각광받은 행사는 백남준씨와 관련한 이벤트. 주최측은 백씨에게 ‘아트 마이애미 99비전’상을 수여하고 시내 바스뮤지엄에서 기념 행사를 펼쳤으며 뉴욕의 칼 솔웨이 화랑은 백씨의 대형 작품 10여점을 전시했다.
미술 시장인 아트페어는 개최지마다 성격이 다른 게 특징. 마이애미의 경우 휴양객들이 많이 오는 곳이어서 장식적인 그림이 각광을 받는 반면 시카고나 바젤 아트페어는 무거운 주제의 그림이 잘 나가는 경향이 있다.
〈마이애미〓허 엽기자〉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