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향기]정현종 「몸이 움직인다」

  • 입력 1999년 1월 18일 18시 58분


몸을 여기서 저기로 움직이는 것

몸이 여기서 저기로 가는 건

거룩하다

여기서 저기로

저기서 여기로

가까운 데 또는 멀리

움직이는 건

거룩하다

삶과 죽음이 같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욕망과 그 그림자―슬픔이

같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나와 한없이 가까운 내 마음

나에게서 한없이 먼 내 마음이

같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바깥은 가이없고

안도 가이없다

안팎이 같이 움직이며

넓어지고 깊어진다

몸이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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