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떠나가는 세기의 종장에서 휴거(携擧)를 꿈꾸지 않는 한 모든 논의는 역시, ‘역사의 언덕’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닐까. 이런 때에 맞춤하게 나온책,‘문명이 만든 6대 바이블’시리즈(명진출판). 그리고 ‘굿모닝밀레니엄’(민음사).
‘굿모닝 밀레니엄’은 역사의 흔적 속에서 새로운 희망의 좌표를 찾는 데 인류가 소중하게 끌고안고 가야할 것과 반성과 비판을 통해 극복해야 될 사안들을 짚는다. 예수의 탄생에서부터 1992년 리우 환경선언에 이르기까지 2천년 세계역사에서 인류의 물줄기를 바꿔놓은 22개 사건을 다루고 있다.
로마제국의 멸망, 문자와 인쇄술의 발명,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뉴턴의 과학혁명 완성, 프랑스혁명, 마르크스주의, 다윈의 진화론, 세계대전 발발, 러시아혁명, 원자폭탄 개발, DNA의 발견, 컴퓨터의 발전, 사회주의의 몰락….
그러면 예수 탄생후 2천년의 최대 사건은 무엇일까. 집필에 참여한 교수들은 흥미롭게도 프랑스 혁명을 꼽았다. 지중해문명의 한 변방에 불과하던 유럽이 ‘비유럽’을 압도하고 역사상 최초로 진정한 의미의 세계사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동력(動力)을 제공했다는 것. 장회익 외 지음. 10,000원.
‘문명이 만든 6대 바이블’은 인류 지적 재산의 보고(寶庫)라 할, 동서양의 바이블을 통해 새 천년의 영감을 캐낸다. 중국의 도덕경과 사서오경, 중동의 성경과 코란, 그리고 인도의 불경과 베다를 더듬으며 한올 한올, 위기를 풀어나간 인류의 역정을 좇는다.
이 시리즈의 미덕은 기존 인문 학술서와는 달리 부드럽고 세밀한 터치로, 이들 딱딱한 고전 속에서 현재 진행형의 풍부한 상상력과 다양한 화두를 건져올리는 데 있다. 왜 예수의 탄생은 9백90년 후반 유럽 중세인들에게 더할 수 없는 두려움과 공포를 던져주었을까. 유가와 도가 사이의, 동아시아 지성사를 관통하고 있는 긴장구도는 무엇인가….
그리고는 자연스럽게 고전의 텍스트를 빌어 오늘의 관심사항에 렌즈를 들이댄다. 왜 지금의 아랍인들은 수백년 전의 이슬람으로 돌아가자는 구호를 외치는가. 왜 현대문명에 대한 비판적 성찰로서 노장의 사상이 언급되고 있는가…. 박원재 외 지음. 각권 8,500원.
〈이기우기자〉key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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