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사 연구가이자 소설가인 송우혜(宋友惠)씨는 최근 이같은 사실을 밝혀내 신동아 2월호에 게재한 연재소설 ‘마지막 황태자’의 마지막회(2월호)에 상세히 소개했다.
송씨는 이 글에서 “총독부가 고종의 승하일로 밝혔던 1919년 1월22일은 조작된 것이었으며 실제 고종이 숨진 날짜는 하루 앞선 1월21일 새벽이라는 사실이 1년1개월 뒤 동아일보 제2호(1920년 4월2일자)의 특집 기사에 실려 비로소 만천하에 알려졌다”고 밝혔다.
1920년 4월2일자 동아일보는 1면 머릿기사에 ‘지효(至孝)하신 이왕전하(李王殿下)’라는 기사를 실어 일제에 의해 조작됐던 고종의 승하일을 1월21일로 바로잡았다. 이는 총독부기관지였던 매일신보나 이미 창간됐던 다른 언론매체가 총독부에서 주장하는 승하일을 옮겨쓰던 것을 뒤집는 것이어서 당시 동아일보의 기개와 용기를 보여주는 ‘일대사건’이었다.
고종승하를 둘러싼 기록들을 살피고 연구해온 송씨는 “고종은 같은해 1월18일부터 열린 파리강화회의에 밀사를 파견하려던 계획이 좌절된데다 막내아들인 왕세자 이은(영친왕)과 일본여인 이방자와의 결혼(같은달 25일)을 며칠 앞두고 ‘처절한 고뇌’끝에 21일 오전 1시경 안락의자에 앉은 채 급성 뇌일혈로 쓰러져 이날 새벽 승하했다”고 주장했다.
〈박중현기자〉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