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일본 와카야마대학 명예교수 쓰노야마 사카에(角山榮·경제사)는 그의 책 ‘시간혁명’에서 “신문의 이같은 보도는 시간질서와 시간의식의 근원적 전환, 즉 시간혁명이 진행중인 현실을 무의식중에 반영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일본 신문이 총리동정을 분단위로 보도하기 시작한 것은 정보화사회가 막 출범한 80년대 중반부터였다.
이 책은 정보화사회 도래를 시간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한다. 저자는 “시간의 역사는 시계의 역사며 시계의 역사는 인간존재의 역사”라고 강조한다. 7백년간 계속돼온 ‘기계시계(수정시계) 역사’가 막을 내리면서 기계시계의 산물인 공업화 문명도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것.
쓰노야마는 컴퓨터 발달로 가상공간에서의 시간, 즉 ‘정보시간’이 등장한 점에 주목한다. 기계시간이 주로 공업분야에 적용된 반면 정보시간은 예술 생명공학 등 모든 분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저자는 “시간혁명에 따라 시간은 ‘회사의 것’에서 ‘개인의 것’으로, ‘획일적인 시간’에서 ‘개성적인 시간’으로 바뀐다”고 말한다. 젊은이들이 회사나 학교의 집단모임 참석을 꺼리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사회현상도 이런 각도에서 설명한다.
노동의 평가기준 또한 시간의 양에서 질로, 즉 업적과 성과중심으로 옮겨진다. 교육과 인재양성제도는 획일적 평등주의 교육에서 개성적이고 독창적 인재를 양성하는 방향으로 전환하지 않을 수 없다.
문명전환을 새로운 각도에서 쉽게 풀어본 이 책은 올해초 아사히신문 등에 서평이 소개되면서 폭넓은 관심을 끌고 있다.
61∼87년 와카야마대 교수를 지낸 저자는 경제에 미치는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차(茶)의 세계사’‘영국절대주의의 구조’‘시계의 사회사’‘아시아 르네상스’ 등 많은 저서가 있다. 출판사는 신쇼칸(新書館).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