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잘의 경력중 주목이 가는 것은 10년 이상을 지속적으로 콩쿠르에 도전했다는 것인데 (국제적인 피아노 콩쿠르인 부조니, 롱 티보 콩쿠르 등에서 1위를 차지) 콩쿠르에서 상위입상을 했어도 연주자로서 아쉬운 점은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까잘은 열정, 테크닉, 힘, 섬세함, 음악성 등을 두루 갖춘, 보기 드문 피아니스트였다.
거쉬인의 ‘랩소디 인 블루’나 피아노 독주를 위한 ‘거쉬인의 3개의 노래에 의한 변주곡’(얼 와일드 편곡)에서는 재즈적인 즐거움과 기교적인 비르투오시티(거장성)를 동시에 보고 느낄 수 있었으며, 빌라 로보스의 ‘브라질의 혼’에서는 깊고 어두운 정감의 섬세한 표현과 활화산처럼 폭발하는 열정적인 타건을 동시에 들을 수 있었다.
볼콤의 ‘폴터 가이스트’와 앨드리지·그레인저의 ‘다호메이에서’ 연주에서도 기존의 클래식 어법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우면서도 화려하고 즐거운 피아노 음악어법을 만끽할 수 있었고, ‘폴터 가이스트’를 연주할 때는 연주도중 청중의 화답을 이끌어내는 미소를 띄우기도 했는데, 그 모습은 마치 덩치 큰 악동처럼 보였다.
첫 내한 연주 프로그램으로 재즈음악의 토속적인 흥취와 피아노의 비르투오시티를 맛볼 수 있는 근현대곡을 선보인 올리비에 카잘. 진정한 ‘전문 연주가’를 만나는 것은 역시 즐거운 일이다.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