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인간이 만든 그물망이지만 그 그물망은 인간을 가두고 있다. 우리는 더 이상 시간의 주인이 아니다. 20세기의 시간, 그 ‘문명화 된’ 시간이 우리를 통제하고 있다.
독일 뮌헨대학에서 ‘시간 생태학’을 연구하고 있는 저자. 그는 ‘나는 바쁘다.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20세기의 전형적인 정체성을 ‘나는 머무른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로 바꾸라고 충고한다. 속도가 주는 황홀감의 노예 대신, 느린 창조성의 주인이 되라고 권한다.
‘인본주의 시간관’을 주창하는 저자. 그의 책은 문명의 야만적인 시간에 반기를 든 일련의 저작들, ‘게으름에 관한 찬양’(러셀) ‘느림’(쿤데라) ‘느림의 발견’(나돌리)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가속에 치이지 말라. 시간에 구멍을 내라. 낮잠을 즐겨라. 과열(過熱)될대로 과열된 ‘시간의 섬’을 보살펴라. 서두르지 말라. 서두르기 때문에 늦는다. ‘어린이와 시계는 계속 태엽을 감으면 안된다. 가끔은 내버려두기도 해야한다….’ 박계수 옮김. 석필. 12,000원.
〈이기우기자〉key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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