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한국건축미술사 초고]한국인이 쓴 첫 건축이론서

  • 입력 1999년 2월 1일 19시 57분


한국미술사 연구의 개척자였던 우현 고유섭(1905∼1944).

그는 우리 전통미술을 학문의 영역으로 끌어들였고 그것을 ‘무기교의 기교’로 부르기도 했다.

그러나 미술사 연구의 꽃을 채 피우기도 전에 마흔의 나이로 요절한 비운의 인물이기도 하다.

이 책은 한국미술 속에서 살다간 고유섭의 유작(遺作) 원고를 책으로 묶어낸 것으로, 한국인이 쓴 최초의 한국건축 이론서다.

고유섭이 1932년 20대 때 썼으며 ‘초고’라는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이 글은 치밀한 본격 연구서라기보다는 자신의 건축미술사 습작노트라고 해야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 어려운 시절 온몸으로 전통미술을 사랑했던 젊은 미술사학도의 열정이 물씬 배어난다.

또한 이 글은 전통 건축물을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하나의 미술품으로 파악함으로써 후대의 건축미술사 연구에 중요한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원고 원본은 고유섭 타계 이후 황수영 전동국대총장이 보관해왔으며 64년 유인물 형식으로 2백부를 발행한 바 있다.

이번 책은 김동현 연세대교수가 일부 용어 등을 요즘 감각에 맞게 다듬어 펴낸 것이다. 대원사. 12,000원.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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