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작가 함섭(57)씨의 개인전. 작품들은 유화 같지만 전통 지공예 기법을 캔버스 위에 ‘이식(移植)’시켰다. 붓질은 전혀 하지 않는다. 작가는 80년대초부터전통한지를소재로 작업해왔다. 우리 고유의 풍취를 담기 위해서는 소재와 주제가 철저하게 우리 것이어야 한다는 게 그의 작업관이다.
작품은 추상화다. 작가는 추상의 양식도 우리 전통 민화나 도자기의 막 그은 빗금 등에서 찾는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옛것에 대한 향수가 아니라 전통의 현대화로 봐달라”며 “우리 고유의 정서를 뿜어내는 작품만이 외국 작가와 겨룰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함씨는 유화로 화단에 첫발을 디뎠으나 20여년전부터 한지 그림을 개척해왔다. 90년 한지작가협회를 결성해 현재 회장을 맡고 있다. 전시는 11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박영덕화랑. 02―544―8481
〈허 엽기자〉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