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작가 함섭, 전통 한지공예 기법 캔버스에 이식

  • 입력 1999년 2월 7일 19시 29분


전통 한지를 찢어붙인다. 한지 조각들이 서로 겹치고 맞물리면서 혼색이 나온다. 한자가 가득한 고서도 조각내 붙인다. 우리 전통 한지가 현대적 그림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이다.

한지작가 함섭(57)씨의 개인전. 작품들은 유화 같지만 전통 지공예 기법을 캔버스 위에 ‘이식(移植)’시켰다. 붓질은 전혀 하지 않는다. 작가는 80년대초부터전통한지를소재로 작업해왔다. 우리 고유의 풍취를 담기 위해서는 소재와 주제가 철저하게 우리 것이어야 한다는 게 그의 작업관이다.

작품은 추상화다. 작가는 추상의 양식도 우리 전통 민화나 도자기의 막 그은 빗금 등에서 찾는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옛것에 대한 향수가 아니라 전통의 현대화로 봐달라”며 “우리 고유의 정서를 뿜어내는 작품만이 외국 작가와 겨룰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함씨는 유화로 화단에 첫발을 디뎠으나 20여년전부터 한지 그림을 개척해왔다. 90년 한지작가협회를 결성해 현재 회장을 맡고 있다. 전시는 11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박영덕화랑. 02―544―8481

〈허 엽기자〉he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