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보내는 유서를 머리말로 대신한 이 책은 자신의 출생과 성장시절, 모스크바 유학 이후 숙청의 회오리를 벗어나 김일성(金日成)의 브레인으로 주체사상을 확립하던 시절, 김일성대학 총장시절, 노동당비서 시절, 그리고 체제에 대한 갈등 끝에 한국에 망명하기까지 고뇌에 찼던 시절을 회고하고 있다. 이밖에 김학준(金學俊·인천대총장)동아일보논설고문과의 인터뷰, 주체사상은 어떻게 봉건사상으로 변질되었는가에 대한 자신의 견해 등이 부록으로 실려 있다. 한울 간.
황씨는 “지금 단계에서 북한을 개혁 개방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김정일 체제를 하루 속히 붕괴시키는데 대북(對北)전략의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말하고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 주민의 고통을 덜어주는 일은 필요하지만 북한 경제가 자립하도록 해서는 안되며 특히 빈사 상태에 있는 군수공업이 파탄이 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씨는 같은 내용의 일어판 회고록 ‘김정일(金正日)에의 선전포고’를 지난달 일본에서 출간한 바 있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