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에서는 이중섭의 ‘초상화’를 비롯해 3점의 작품이 처음으로 공개됐으며 ‘황소’‘흰소’‘봄의 어린이’‘달과 까마귀’ 등 모든 대표작이 전시되고 있다.
이중섭의 그림들은 언제나 대중적 호소력을 갖는다. 이번 전시 역시 개막 첫날부터 방학을 맞은 초등학생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많은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고 있다. 55년 1월18일 개최되어 명동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는 ‘미도파 전시회’의 전설적 신화가 재현되고 있는 셈이다. 흥미로운 것은 중섭의 그림이 다양한 계층의 관객 모두에게 아무런 어려움없이 친밀하게 다가가고 있다는 점이다. 과연 이중섭은 네덜란드의 반 고흐와 같은 ‘한국의 국민화가’라고 할 수 있다.
중섭 예술은 표현양식으로 볼 때, 표현주의를 따르며 다분히 서구적인 측면이 있다. 특히 소 그림이 그렇다. 이는 중섭이 그 당시 수입단계였던 서양 예술을 완벽하게 소화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중섭 예술을 지배하는 정신은 전적으로 한국적이며 그림 해석 역시 한국적 맥락에서 이뤄져야 한다.
또 중섭의 예술은 그 자신의 개인사와 정확하게 조응하며 중섭 자신이 의도했던 것은 아니지만 하나―둘―여럿으로 나가는 내면적 논리체계를 가지고 있다.
중섭의 영원한 주제인 소그림이 ‘하나의 논리’를 대표한다면, 연애시절에 그린 엽서 그림과 결혼 생활을 주제로 한 닭그림에는 ‘둘의 논리’가 나타난다. 그런가 하면 팔삭둥이 첫 아들의 사망을 계기로 본격화된 군동화(群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