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김이경씨(44·서울 서초동)가 17년동안 지켜오고 있는 설날 ‘새뱃돈 원칙’이 있다.
우선 빳빳한 1만원권을 준비해 흰봉투에 담아놓는다. 새뱃돈을 주는 시기는 시댁에 가 차례를 지낸 뒤. 고등학교 2학년으로 올라가는 딸(17)과 초등학교 3학년이 되는 아들(9)은 물론 조카 4명에게도 똑같은 ‘혜택’을 준다.
김씨는 “큰 며느리인데도 평소 조카들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것이 미안해 세뱃돈 만큼은 무리가 돼도 2만원 아래로 안내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17년전부터 1만원씩 줘오다 5년전 2만원으로 올렸다.
서형숙씨(40·서울 잠원동)는 올해 세뱃돈을 ‘대학생 이상은 3만원, 미만은 1만원’으로 결정했다.중학생 딸(14)과 초등학생 아들(12)을 포함해 부산에 있는 시댁 조카 5명, 친정 조카 6명 등 13명에게 들어갈 돈은 17만원. 신권을 흰 봉투에 담아 주며 덕담도 빠뜨리지 않는다.
“적다는 생각도 들지만 부산까지 차비만 30만원 정도 들고 만날 때마다 용돈을 주기 때문에 적당하다고 생각해요.”
서울에서 속셈학원을 경영하는 이호택씨(39)는 중학교에 들어가는 딸(13)과 초등학생 딸(12)과 아들(9)에게 1만원씩 새돈으로 줄 계획. 큰 딸이 유치원 다닐 때부터 고수해온 액수다.
한편 동아일보가 9일 PCS가입자 4백30명을 대상으로 설날 세뱃돈에 대해 조사한 결과 63.7%가 초등학생 5천원, 중고생 이상 1만원이 적당하다고 응답했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