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개월 뇌수종 소망이가 다시 태어났다』

  • 입력 1999년 2월 12일 20시 01분


“이제 ‘소망이’가 새 생명을 얻었어요.”

12일 오후 아산재단 서울중앙병원(병원장 민병철·閔丙喆) 164병동 3호실. 장애인 복지시설 앞에 버려졌던 소망이(생후 2개월·본보8일자 A18면 보도)가 수술을 성공리에 끝내고 곤히 잠들어 있었다.

수술시간 내내 복도를 오가며 초조해하던 ‘소망의 집’ 박현숙(朴賢淑·38)원장의 두눈에 눈물이 흘렀다. 지난달 17일 포대기에 싸인 채 버려진 이 갓난아이. ‘희망이 보이지 않아 놓고 갑니다. 잘 키워 주십시오’라는 쪽지 한 장만 곁에 있었다. 그래서 이름도 ‘소망’대로 잘자라라는 뜻으로 붙였다.

이 병원에서 소망이의 수술을 결정한 것은 10일 오후. 수술비용 전액을 병원측에서 부담하기로 했다. 이철(李哲)부원장은 “동아일보를 통해 수술비를 걱정하고 있다는 ‘소망의 집’ 갓난아이의 사연을 접하고 힘겹게 운영되는 복지시설을 돕는 차원에서 무료수술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12일 오전 9시부터 시작된 수술은 3시간 뒤인 낮 12시경 끝났다. 수술결과는 좋았다. 수술을 담당했던 신경외과 나영신(羅榮信)교수는 “뇌수종이 크게 악화되기 전이라 수술이 쉽게 끝났다”며 “빠르면 설날을 전후해 퇴원도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소망이의 사연이 보도된 뒤 독자의 성원은 실로 대단했다. 9일부터 12일까지 4일 동안 전국 각지에서 4천3백여만원의 성금이 동아일보와 소망의 집에 답지했다. 격려전화만도 하루 1백여통에 가까웠다.

〈김상훈기자〉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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