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3·1운동 당시 등장했던 신조어. 시위에 참가한 군중을 일컫는 경우도 있으나 보통은 시위를 선동하거나 주도하는 사람을 지칭했다. 이들은 행상 차림으로 주로 장날을 쫓아다니며 이 마을 저 마을에서 시위를 선동했다. 만세꾼이라는 명칭은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먼저 ‘만세’를 선창한 데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마을마다 통문을 돌리거나 전단살포, 벽보부착 등을 통해 시위를 알리고 태극기와 독립기를 만들어 나눠주기도 했다. 또 삼베주머니로 도시락을 만들어 망태에 넣고 다니며 원거리 시위에까지 참가하는 열성을 보였다. 이들의 신분은 농민 출신이 다수였지만 학생이나 의병 출신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동걸(趙東杰)국민대명예교수는 “의식과 조직면에서 다소 차이가 있지만 오늘날의 ‘운동권’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3·1운동때 새로운 운동양상으로 등장한 만세꾼은 해방 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대중운동을 통해 그 맥을 이어오고 있는 셈이다.
〈이진녕기자〉jinn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