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교장선생님이 졸업생전원에 초상화 그려줘

  • 입력 1999년 2월 19일 19시 29분


서울 영등포구 대림2동 대동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은 19일 졸업식에서 뜻깊은 선물을 받았다.

이원구(李沅九·63)교장이 졸업생 2백21명 전원의 초상화를 한장씩 그려 졸업앨범에 넣어준 것.

학생들은 이날 집무실에 앉은 이교장의 사진 대신 자신의 초상화가 들어있는 졸업앨범을 친구들과 함께 넘기며 즐거워했다.

이교장이 졸업생들의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2월부터. 8월 정년퇴직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제자들을 위해 뜻깊은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취미로 시작한 이교장의 그림실력은 상당한 수준.

못쓰게 된 옛날 상장 뒷면에 초상화를 그리고 학생들의 장래희망을 물어본 뒤 아랫부분에 소원을 이루기를 기원하는 문구도 써 넣었다. 이교장은 “초상화를 그리면서 아이들과 많은 대화를 나눈 것이 더 즐겁다”며 “40년간의 교직생활에 대한 기억은 올해 졸업생들의 얼굴과 함께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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