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업계, 편집앨범『毒이냐 藥이냐』논란

  • 입력 1999년 2월 24일 19시 27분


‘명작’ ‘걸작’ ‘보석’ ‘추억만들기’ ‘베스트오브베스트’ ‘클럽DJ리믹스’ 등 최근 가요계에 작은 히트를 치고 있는 편집앨범들을 둘러싸고 독,약 논쟁이 분분하다.

실제 ‘IMF(국제통화기금) 불황’에 시달리는 음반제작사들은 편집 앨범으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해 6집까지 출시된 록레코드의 ‘명작’ 시리즈는 1백만장이 넘게 팔렸다.이에 힘입어 록레코드는 최근 ‘명작 7’과 ‘명작 옛 이야기’를 새로 내놓았다.

연예제작자협회가 기획한 ‘사랑해 친구’에는 지난해 가요계를 주도했던 ‘H.O.T’ ‘S.E.S’ ‘젝스키스’ 등 30여팀이 참가했다. 이 앨범은 댄스와 발라드, 2개의 CD로 출시됐으며 판매 수익금은 결식아동돕기를 위한 수익금으로 전달된다. ‘1999 대한민국’은 ‘쿨’ ‘업타운’ 김진표 등 래퍼 34명이 참여한 랩앨범이다.

편집앨범은 팬들에게 자신들이 좋아하는 가수들의 히트곡을 한꺼번에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또 제작사가 저작권자에게 로열티를 지급하기 때문에 이른바 ‘길보트차트’로 불리는 불법복제음반으로 왜곡된 음반시장의 정상화에 기여할 수 있다.

㈜신나라유통의 정문교부사장은 “‘명작’을 선두주자로 편집 앨범들이 꾸준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IMF이전과 비교할 때 음반판매량이 절반이하로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성공적인 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가요계 일각에서는 편집 앨범의 제작이 붐을 이루는 현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 싱글CD가 활성화되지 않은 우리 시장에서 10곡이상 수록된 앨범을 구입해도 1,2곡을 빼고는 들을 만한 노래가 없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들이 알맹이 적은 앨범보다는 편집 앨범쪽으로 경제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도 “불황의 근본적 타개책은 새로운 스타의 발굴과 기존 스타들의 새 앨범을 통해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라며 “편집앨범은 반짝효과는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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