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탄섬 리조트◆
각선미를 연상케하는 미끈한 자태의 하이얀 쾌속선 아리아 부팔라호가 싱가포르의 타나메라 페리터미널을 떠난지 45분. 배는 적도에서 북쪽으로 1백㎞ 남짓한 인도네시아 빈탄섬에 입항했다. 도시의 화려함을 뒤로 하고 찾은 이곳. 원시적 침묵과 풋풋한 시골스럼이 이방인의 들뜬 마음을 가라 앉혀준다.
눈 마주친 원주민 청년의 선한 미소에 마음의 빗장이 한 순간에 풀렸다. 그러면서 피로가 몰려왔다. 발길 닿는대로 찾은 곳은 마나마나비치. 호수처럼 잔잔한 해변의 나무그늘 아래 몸을 뉘였다. 귓가로 은빛 모래 간지르는 파도소리, 야자수 잎의 살랑거림이 들려왔다. 적도의 푸른 하늘 위로 피어오른 뭉게구름을 보며 한없이 게으름 피웠다.
열대우림의 빽빽한 언덕의 숲은 하늘을 가린다. 깍아지른 절벽의 숲 속. 그 은밀한 곳에 빈탄 최고의 호텔 반얀트리가 있다. 남중국해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절벽위 나무 그늘 아래 나만의 오두막. 침실 옆에 테라스에는 작은 풀과 자쿠지가 있다. 밤하늘 별무리가 풀 안에 떨어지고 초생달은 나뭇가지에 걸린다.
빈탄섬의 바다는 표정이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솔엘리트 리조트의 수변정원에서 바라보는 바다풍경은 낙원을 연상시킨다. 팜트리 어우러진 바다를 배경으로 사랑고백을 할만한 고즈넉한 해변도 있다. 마양사리비치는 해변에 늘어선 토속풍의 방갈로로 인해 남국의 정취가 물씬 풍긴다. 매년 11월이면 윈드서핑 국제대회가 열리는 곳으로 스노클링이며 젯트스키며 바다를 벗삼아 즐길만한 것이 갖춰진 바다다.
해변가 얕은 구릉위에 자리한 세도나빈탄라군호텔은 마치 어느 부호의 대저택 같은 우아함이 감돈다. 오렌지색 테라코타 지붕과 흰 벽의 지중해스타일 건물은 독특한 매력을 풍긴다. 풀사이드에 누워 원색의 트로피컬 칵테일을 마시며 허니문의 감미로움을 만끽하는 시간도 갖자. 해진뒤 호텔앞 비치에 나가 보자. 무수히 많은 작은 게들의 분주하게 움직이는모습을보며둘만의 새 인생을 설계하는 시간도 가져 보자.
영화 ‘식스데이 세븐나잇’의 낭만과 로맨스가 더이상 부럽지 않다. 빈탄섬은 그 자체가 ‘일상의 탈출’, 아니 그 이상이다.
◆싱가포르◆
열대과일즙의 상큼함이 녹아든 칵테일 싱가포르슬링의 고향 싱가포르. 그 도발적 빨간색에 마음 빼앗긴 싱가포르에서의 첫날. 쇼핑가 오차드로드의 화려한 불빛에 취해 마음은 들뜰대로 들떴다. 고개를 젖혀 남국의 밤하늘을 본다.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적도 부근 뭇 별들의 초롱한 모습에 가슴이 설레인다.
적도의 열기에 녹아나기는 아이스크림 뿐이 아니다. 동양과 서양의 문화도 싱가포르에서는 서로 뭉개져 하나가 됐다. 이름해서 ‘뉴아시아’다. 이것은 관광 싱가포르의 새 상표이며 싱가포르를 가장 잘 나타내는 말이다.
1819년 영국이 식민지경영을 시작했을때 이미 싱가포르는 뉴아시아를 잉태했다. 동서양 문물의 격한 ‘충돌’의 현장이었기 때문이다. 그 뉴아시아의 풍물이 우리에게는 매력으로 다가온다.
서울만한 도시에 모여 사는 다양한 인종의 3백만명이 연출해낸 그 다양성의 극치가 바로 싱가포르의 음식이다. 그래서 싱가포르에서는 혀가 즐겁다.
식당밀집도로도 가장 높다는 홍콩 다음이 이곳이다. 이스트코스트 해변공원의 해산물요리점, 싱가포르강가 클라크키의 야외테라스 식당, 옛 천주교수도원을 개조한 신세대풍의 고급식당가 차임즈…. 거리 곳곳의 서민풍 식당가 호커센터까지 허다한 식당들. 인도 말레이시아 중국 서양요리에 이들이 혼합된 뉴아시안 퓨전음식까지 싱가포르는 도시 전체가 음식천국이다.
그 다양함은 음식에서 그치지 않는다. 새들의 천국 주롱새공원,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야간동물원투어 ‘나이트사파리’, 중국의 문물을 총집결시킨 미니어쳐파크 ‘당 다이너스티’, 해양공원 센토사섬 등등. 오차드로드의 화려한 쇼핑가를 돌며 즐기는 윈도쇼핑도 싱가포르에서 즐길 거리다.
★여행상품★
싱가포르·빈탄 4박5일 허니문상품은 싱가포르 1박, 빈탄리조트 2박, 기내1박의 일정. 숙박호텔에 따라 79만9천∼99만9천원. 자유여행사 02―777―7090
현지취재〓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