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에 탄 시체의 일부를 확대한 사진. 여성이 남성의 입에 오줌을 누는 사진도 있다.
신성모독도 예사다. 십자가상을 소변에 담궈놓고 촬영을 했다.
미국에서 가장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작가인 안드레 세라노(49)의 첫 한국 전시회. 종교 인종차별 편견 통념 권력에 대해 꼬집음을 넘어서 조롱을 하는 사진이 24점 전시됐다.
세라노는 신체의 일부에 카메라를 들이대 충격적이고 생생한 이미지를 드러낸다. ‘시체 공시소’ 연작은 그을린 시체의 일부분을 적나라하게 담았다. 삶의 또다른 형태인 죽음이 이럴진대 삶의 의미는 무엇이겠느냐는 발언이다.
전시작들은 도발의 연속이다. ‘성의 역사’시리즈는 동성애자의 나신을 전면에 가득 채웠고 ‘피와 정액’시리즈는 정액에다 피를 물감처럼 푼 다음 렌즈를 갖다댔다.
특히 소변에 담근 십자가상 ‘피스 크리스트(Piss Christ)’(89년작)는 미국에서 맹렬한 논쟁을 불러 일으켰던 작품. 노란 색감이 좋다고 찬사를 보낸 이들도 이것이 막상 소변임을 알게되자 아연실색했다.
세라노의 사진은 단순한 실경(實景)이 아니다.극사실주의 계열의 회화 또는 작가 내면을 담은 추상화다. 작가는 “직접적이고 강렬한 화면과 그 뒤에 숨은 의미를 통해 사진은 예술성을 획득한다”고 했다.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제화랑. 02―735―8449
〈허 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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