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홍
일연/삼국유사
조셉 캠벨/신화의 힘
머치아 엘리아데/우주와 역사
니체/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최승자
이성복/뒹구는 돌은 언제 잠깨는가
밀란 쿤데라/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칼 구스타프 융/인간과 상징
지그문트 프로이트/정신분석학 입문
셰익스피어의 ‘햄릿’혹은 4대비극
▼안철수
히로나카 헤이스케/학문의 즐거움
리처드 파인만/파인만씨 농담도 정말 잘 하시네요!
알버트 슈바이처/물과 원시림속에서
에리히 프롬/사랑의 기술
존 그리샴/거리의 변호사
◆정진홍(서울대교수·종교학)
문화를 읽고 책을 읽는데 논리적이고 선명한 개념에만 집착하지 말라. 상상력의 무한한 지평 속에서 신화적 시적(詩的)으로 보라.
고전도 이렇게 읽어야 한다. 한 예로 우리의 고전 ‘삼국유사’를 보면, 거기엔 신화적 세계가 담겨있다. 딱딱한 책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옛 조상들이 어떤 상상력으로 삶을 이끌어왔는지, 그런 관점에서 책을 읽기 바란다.
신화적 상상력은 고리타분한 것이 아니다. 요즘 인기있는 사이버스페이스나 영화 만화라는 것도 잘 들여다보면 산문적 구조가 아니라 상상력가득한시적 신화적구조로 되어 있다.
조셉 캠벨의 ‘신화의 힘’, 머치아 엘리아데의 ‘우주와 역사’에 담긴 신화적 사유나 상상력은 틀에 박힌 사고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그럼으로써 우리들의 빈 공간을 채워줄 수 있다. 프리드리히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근본적인 회의에 이르게 한다. 젊음은 끝없이 회의하는 것이다.
◆최승자(시인)
무엇을 골라 읽어야할지 자신이 없다면 문학 철학 과학 등 부문별로 좋은 시리즈를 선택해서 읽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시리즈의 기획덕분에 지적인 흐름을 시대별 주제별로 조감할 수 있고 그로부터 다음에 무엇을 읽어야할지 생각을 확장시켜 나갈 수 있다.
니체의 철학은 20세기의 모든 예술 유파와 담론들의 기원이다. 셰익스피어는 모든 극(劇)적 예술양식의 기초로서 세기마다 새롭게 패러디되므로 원전을 읽어야 한다.
쿤데라는 ‘스토리텔링(story telling)’이라는 고전적인 소설쓰기의 방법을 넘어선 작가다. 그의 말하기 방식은 영화 등 인근 예술분야에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성복의 시는 80년대부터 폭발적으로 변화돼온 우리나라 시 담론의 태동기 모습을 보여준다. 정신분석학 심리학은 인간이해를 위해 필수적으로 접해보야할 영역이다.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소장)
점차 학제간 벽이 허물어지는 멀티형 학문이 중요시되고 있다. 정보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의 창조적인 머리에서 나오는 ‘소프트웨어’ ‘콘텐츠’다. 이를 위해 각분야의 전문적 지식뿐만 아니라 인접 학문 예술을 응용하는 능력이 필수적이다.
일본의 수학자 히로나카 헤이스케의 자전적 수필집인 ‘학문의 즐거움’(김영사)은 학문하는 자세를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스스로 재주가 평균 이하라고 생각하는 이 사람은 항상 무얼 시작할 때 남보다 2,3배의 노력을 더할 생각을 하는 인생의 자세를 보여준다.
또다른 자전적 수필집인 노벨물리학 수상자 리처드 파인만의 ‘파인만씨 농담도 정말 잘하시네요!’도 추천하고 싶다. 탁월한 천재의 풍부한 상상력을 보고 있노라면 조그만 재주에 교만하는 나를 채찍질해주는 감동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