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디스式 상사평가법]내인생 투자할 윗사람은?

  • 입력 1999년 3월 8일 19시 10분


백마 탄 기사? 저승사자?

특정 국가나 기업의 생사여탈권을 쥔 것처럼 여겨지는 국제적 신용평가회사들. 신용등급의 상승 또는 하락은 운명이 송두리째 뒤바뀔 만큼의 ‘사건’이다.

구조조정의 ‘빅뱅’. 상사(上司)가 하루 아침에 회사를 떠난다. 연공서열은 파괴되고 승진은 ‘오픈형 레이스’로 변화 중. 과연 누굴 믿고 따를 것인가.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 중 하나인 미국의 무디스(Moody’s). ‘그’의 기준으로 내 직장상사의 신용도를 평가한다면?

경제전문서적 ‘무디스’(자유포럼)에 나타난 신용평가방법을 기본자료로 삼아→직장문제 전문컨설팅업체인 퍼스널석세스아카데미(PSA·02―538―7450) 김원규원장이 평가분야와 문항을 만들고→삼성경제연구소 경영전략실 신현암수석연구원이 보정(補定)후 제시한 등급표를 이용해 보자.

▼평가의 공식 ▼

▽정량(定量)적 분석의 기초지표는 △투자에 대한 채산성을 나타내는 ‘투하자본 이익률(ROI)’ △자금의 자립도를 보여주는 ‘자기자본비율’ △금리를 부담할만한 여유를 나타내는 ‘인터리스트 커버리지’의 세가지. 상사에 대한 평가의 툴(tool)로 원용하면 각기 △업무수행의 ‘효율성’ △배경이나 출신에서 자유로운 ‘순수자기실력’ △불이익을 받거나 루머에 시달릴 경우의 ‘회복능력’으로 환원이 가능. ▽돈계산의 토대는 ‘원가 베이스’가 아니라 ‘시가(時價) 베이스’. 즉 내가 상사를 만나기 ‘이전’ 발생한 사건은 배제하고 철저히 ‘지금’의 시점에서 평가한다.

▼투자적격과 부적격 사이 ▼

믿음을 ‘투자’해도 괜찮으냐 아니냐를 구분하는 ‘레테의 강’. ‘투자부적격’의 최상위인 Ba와 ‘투자적격’의 최하위인 Baa는 ‘한끝’ 차이지만 실제론 하늘과 땅. 상사의 신용도도 투자부적격 내에서 두세 등급 올라가는 것보다 부적격에서 적격으로 한 등급 올라가는 게 훨씬 어렵다.

▼평가의 특징 ▼

▽정량적 분석 못지않게 ‘정성(定性)적 분석’을 중시하는 무디스. 기업이 속한 나라의 정치적 위험도나 정부의 의지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정보도 놓치지 않는다. 특정상사가 속한 부서전체의 업무성과나 그사람에 대해 난무하는 소문(악성 루머까지도), 배경이나 연줄도 요긴한 분석자료인 셈. ▽‘자신에게 불리한 정보는 제출하지 않을 것’이라 추측하는 ‘성악설’이 평가시 기본태도. 무조건 의심하고 등급은 ‘짜게’ 매겨라. 변명하는 상사는 더욱 믿지 말라. ▽자산에 대한 평가도 ‘건전하다고 판명될 때까진 불량자산’으로 보는 미국식 사고. 즉 ‘담보가치’가 ‘부채가치’보다 작아지는 순간 여지없이 불량채권으로 간주한다. ‘상사가 가져다 줄 잠재적(미래)이익’이 ‘상사가 지금껏 입힌 해악’보다 적다고 판단되는 순간 믿음을 내동댕이쳐라.

▼평가시 주의 ▼

최상등급인 Aaa보다 Aa나 A등급을 받은 기업의 성장가능성이 더 클 수 있다. 트리플 A급은 또 다른 우량기업과 싸워야 할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하기 때문. 신뢰도 100%의 상사는 라이벌이 많고 시기나 질투가 난무해 ‘손상’당할 위험도 크다.

〈이승재기자〉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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