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취재팀이 한 달 분만 건수 50건 이상의 서울시내 주요 산부인과병원 8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신생아 분만의 50.6%가 제왕절개수술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등 선진국(25% 가량)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은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위해 자연분만을 권유하고 있는 추세다. 국내에서 제왕절개의 비율이 이처럼 높은 이유는 일선 병원들의 수입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연분만의 경우 의사와 간호사가 짧게는 6시간부터 길게는 14시간까지 분만실에서 대기하면서 산모와 태아의 상태를 살펴야 하지만 분만에 따른 보험수가는 겨우 3만여원. 입원비와 약값 등을 포함해도 30만원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한두 시간이면 충분한 제왕절개수술은 두배 이상인 70만∼1백만원 가량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의료사고에 대한 의사들의 부담도 제왕절개를 선호하는 원인이다. 자연분만시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병원과 의사측이 혐의가 없음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의료사고의 위험성이 적은 제왕절개를 선호하고 있다는 것.
연세대의대 서경(徐炅·50·산부인과학)교수는 “오히려 제왕절개수술시 마취의 후유증이나 합병증 등이 발생할 확률이 훨씬 높아 모성사망률이 높아진다”면서 “태아에게도 제왕절개가 더 안전하거나 외모를 위해 좋다는 것도 잘못된 속설”이라고 말했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