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이 차갑고 시린 데다가 남편은 몸에 발만 닿으면 깜짝깜짝 놀라기 때문.
한여름에도 외출할 때면 항상 긴 팔옷을 준비하는 박모씨(32·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는 여름이 되면 밤마다 남편과 ‘생이별’을 한다. 냉방이 돼야 잠을 자는 남편 때문.》
손이 차가운 사람은 ‘정이 많다’‘냉증이 생긴다’는 등 손발의 체온에 대한 속설(俗說)이 많은 만큼이나 불편함을 겪는 여성도 적지 않다.
▼차가운 몸은 병?
성균관대의대 박용우교수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체온을 유지하는 손발의 말초혈관이 수축하면서 혈류가 적어져 차가워지는 것”이라며 “그러나 체온은 정상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한다.
그러나 경희대한의대 부인과 김상우교수는 “‘수족냉증’은 ‘화병’과 같은 풍토병으로 일본과 한국에만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서양의학으로 설명이 안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치료해야 할 병”이라고 설명. 이 병원의 장준복교수는 ‘몸이 찬’ 이유에 대해 “체온을 유지하는 혈액이 충분하지 않고 혈액순환이 잘안돼 생긴다”고 설명.
또 이들은 체질적으로 △소화기의 기능이 나빠 영양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고 △혈기가 부족하고 허약해 쉽게 피로해지며 △생리를 하는 여성은 혈액이 모이는 자궁에도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특히 최근 경희대한의대 부인과를 찾은 환자 3백6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몸이 차다는 응답은 27%였으며 고통스러워 치료를 원한 경우도 21%였다. 또 30.4%가 위장장애, 40.5%가 빈혈, 25%는 불안 초조 등의 증세를 호소했다.
▼어떻게 할까?
한림대의대 가정의학과 황인홍교수는 “주관적 느낌일 뿐이므로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차고 시린 것과 함께 저린 느낌이 있을 때는 신경 이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방에선 목욕이나 음식으로 체질을 바꾸는 것이 좋다고 강조.
목욕은 저온으로 자주 하는 것이 좋으며 냉욕과 온욕을 1분씩 3회 이상 반복하는 냉온욕이 특히 좋다는 것.
비타민이 풍부한 야채를 많이 먹는 것도 좋다. 또 마늘 쑥 인삼 고추 계피 율무 귤 유자 대추 구기자 등은 몸을 따뜻하게 한다는 것이 한방측의 설명.
한의사들은 또 혈액순환이 잘 안되는 것은 체질상 체온을 유지하고 영양을 공급하는 피의 기능이 떨어진 것이므로 혈액순환제 등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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