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비리 실감나네』전직은행원 소설 화제

  • 입력 1999년 3월 21일 20시 48분


전직 은행원이 대출비리 실태를 파헤친 소설을 펴내 화제다.

D은행에서 검사역 등으로 10여년간 근무한 뒤 98년 은행퇴출과 함께 퇴직한 서동진씨(38)가 쓴 ‘부도(도서출판 감자)’가 화제의 소설.

D은행 대구지점장 공병수는 부도 가능성이 크거나 부실 담보인줄 알면서도 20여개 업체에 대출해준다. 대신 그는 이들 업체로부터 모두 5억원가량의 뇌물을 예금통장으로 상납받는다.

통장은 대출자의 연대보증인 명의로 개설하고 해약하게 해 자신의 개입흔적을 지운다.

‘상납통장’의 이자는 매월 자신의 통장으로 자동이체하도록 해 통장의 해약여부를 감시한다.

예상대로 대출받은 업체는 대부분 부실화하고 대출금은 부실여신이 된다.

지점장에게 커미션을 주지 않은 건실한 중소기업은 자금난으로 부도를 맞는다.

지점장의 비리를 파헤친 검사역은 조직내 지점장 비호세력에 의해 좌천되고 무고한 말단 은행원은 쇠고랑을 찬다. 그리고 부실여신을 못이긴 은행은 결국 퇴출로 치닫는다.

서씨는 “내용의 대부분은 소설의 형식을 빌린 실화”라며 “은행부실화의 가장 큰 원인은 관치금융이지만 은행금고를 사금고처럼 주무르며 업체의 ‘목숨’을 경시하고 뒷돈을 챙겨온 은행원들에게도 적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