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서전이 서울 종로구 동숭동 샘터 파랑새극장(02―763―8969)에서 공연중인 ‘블루문’의 여주인공 이경선(28)은 관객의 실망(?)을 즐긴다.
‘블루문’은 지난해 할리우드 톱스타 니콜 키드먼의 전라연기로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를 뜨겁게 달궜던 연극. 소문만 듣고 응큼한 상상을 하며 객석에 앉았던 관객들의 ‘초심(初心)’을 이경선은 진지한 연기를 통해 사정없이 뒤집는다.
매춘소녀와 택시운전사,가정부와 대학생 사이에 짤막하게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그가 해내는 역할은 무려 1인5역. 극의 종반 20초간 전라의 늘씬한 뒷모습이 노출되는 ‘깜짝쇼’도 있지만 결국은 영혼없는 성관계의 ‘부질없음’을 그린다.
96년 단국대 연극영화과 졸업. 연극‘시체소동’으로 98년 신춘단막극제 우수연기상을 받았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