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차인표 「거지왕 변신」…MBC 「왕초」5일 첫방영

  • 입력 1999년 4월 1일 20시 00분


깎은 듯 정교한 얼굴선, 헬스로 다듬은 미끈한 몸매, 그리고 색소폰과 번쩍이는 오토바이…. 탤런트 차인표(34), 하면 떠오르는 귀족적 느낌이다.

하지만 차인표는 이것들이 ‘족쇄’라고 했다. 94년 MBC ‘사랑의 그대 품안에’이후 줄곧 그를 따라다닌 이미지. 97년 ‘영웅반란’과 98년 ‘그대 그리고 나’등으로 새로운 연기를 시도했지만 그것도 잠깐. 영화판에서는 다시 원래 이미지를 요구했다. 그리고 ‘짱’ ‘닥터K’의 연이은 실패.

그래서 차인표는 5일부터 방영될 MBC 24부작 월화드라마 ‘왕초’에서 주연인 거지왕 김춘삼을 ‘꿰찬’ 것을 천운(天運)으로 생각한다.

“있는 척, 멋있는 척…. 정말 징글징글하게 벗어버리고 싶은 이미지입니다. 제가 대학마치고 미국에서 고생하면서 체득한 ‘헝그리정신’을 제대로 살려보지도 못하고 말이죠.”

차인표는 이 말을 하며 연신 오른쪽 눈두덩이를 씰룩거렸다. 습관이냐고 물으니까 “흥분할 때 가끔씩…”이라며 짧게 끊었다.

그가 맡은 ‘왕초’김춘삼은 휘하의 거지떼를 먹여살리면서 해방 전후를 풍미했던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사내다. 차인표는 지난해 9월말에 출연제의를 받고 11월부터 촬영에 들어가면서 ‘없어’보이려고 한달만에 5㎏를 감량했다. 연출자 장용우PD는 “사실 처음에는 ‘몸따로 옷따로’였죠. 하지만 제가 뜯어고치려고 덤볐더니 이미 거지꼴이 되가더군요”라며 차인표의 적응력을 평가했다.

러시아에서 수입했다는 너덜거리는 군복은 ‘리얼리티 확보’차원에서 1주일에 한번만 빤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