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5분 독서]「르네상스의 미인들」

  • 입력 1999년 4월 2일 18시 31분


“르네상스 미술에는 ‘아름다운 여인’들의 이미지가 넘쳐난다. 초상화나 그리스 여신은 물론, 성모 마리아에 이르기까지 그 이미지는 넓고 깊게 뻗어있다. 그러나 그것은 정교한 계산과 미인도의 오랜 전통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아름다운 여성들의 나신(裸身)들이 가득한 르네상스 미술. 그 속에 나타난 아름다움과 성적 환상에 대한 인간의 끊임없는 욕망을 분석한다. 미술사라는 틀에 집착하지 않고 미술품에 나타난 미학과 섹슈얼리티, 예술과 젠더(性)와의 관계를 통해 시대를 읽는 미술 감상법을 소개한다.

“기원전 5세기. 이오니아파의 거장 제우크시스는 ‘헬레네’여신을 그리기 위해 마을의 우아한 규수들 중 다섯명을 뽑았다. 그 한사람 한사람에게서 신체의 가장 아름다운 부분을 골라내는 방식으로 최고 미녀의 모습을 완성시켰다.”

제우크시스의 화법처럼 르네상스 미술에 나타나는 여성의 미는 인공적으로 정형화된 이미지라고 저자는 분석한다. 여성의 하반신과 항아리와의 관계 등 머리부터 발끝까지의 각 부분에 담겨있는 미적 세목과 은밀한 복선 장치를 소개. 르네상스 시대의 명화를 감상하는 것도 책을 읽는 즐거움. 가람기획. 10,000원.

〈전승훈기자〉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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